Kony2012 에 대하여
요새들어 좀 잠잠해졌는데, 한동안 서방권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아동들을 납치해 소년병과 위안부로 만드는 군벌 조셉 코니를 응징하자는 비디오가 큰 화제였다. 오늘 뉴스를 보니 다큐멘터리 제작자 제이슨 러셀이 쏟아지는 관심에 멘붕해서 샌디에고 고속도로에서 발가벗고 괴성을 지르다 병원에 입원했다고한다.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를 공유하면서 지지를 선언했고 다른 많은 사람들은 고작 30분짜리 비디오하나 보고서 사회운동가 행세하냐며 세상은 이런식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아프리카에서는 무자비한 군벌들이 있어왔고 조셉 코니를 제거한다고해도 또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대신할 뿐이라고 냉소적으로 바라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 군사고문단을 파견한건은 새롭게 발견된 석유때문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내 생각에는 러셀이 사심이 있어서 또는 그 뒤에 누군가가 있어서 이렇게 일을 크게 벌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눈앞에서 형의 죽음을 목격한 소년 탈주병을 만나고 난 후 그를 돕기로 결심했을때 그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단지 너무 순진했는지도 모른다. 우간다의 참혹한 실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면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조셉 코니를 막기위한 행렬에 동참할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마도 비디오가 이슈가 되기 전까지는 단체 내 외부에서 비판을 목소리를 듣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보편적인 정의와 인권이기 때문에 누군가 invisible children의 방법론에 문제를 제기했었다고 해도 비판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매도당할지도 모르는 부담을 감수해야하는 것이다. 여기에 애시당초 인비져블 칠드런의 정체성이 단순히 직접적인 구호 모금 활동만을 목표로 한게 아니라 미국의회에 로비를 하기위한 것이 었다면 차후에 비판을 받았다고해도 이미 강령을 수정하는건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이 캠페인을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비디오가 너무 감각적이고, 둘째로 그가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감각적인 비디오는 문턱을 낮추어 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모든게 단지 세일즈이자 선동일뿐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둘째로 그는 미국인으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연하게도) 미국 의회와 미군의 개입을 원했다. 지금 이순간에도 학대당하는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정치적으로 적절하지는 않더라도)은 코니를 제거하는 것이고 이는 이미 우간다의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된 러셀에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겨졌을 것이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미국 의회와 미군이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일들을 잘알고 있는 사람들은 우간다에 미군병력을 파견하는 청원서에 서명함으로써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미국의 내정간섭에 공범자가 되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캠페인을 지지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하지도 않는다. 코니가 제거되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다. (단기적으로) 해피앤딩이다.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겠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랴'다. 코니가 제거되고 새로운 군벌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그래봤자 현상유지다. 이 캠페인이 실패한다고해도 딱히 상황이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 설령 미국이 음모론에 따라 우간다에서 발견된 석유때문에 군사고문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해도(내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서 어쩌라고. 필요하면 어떤 이유를 만들어 내서라도 개입할 수 있는게 미국이다. 

반대로 백명의 군사고문단이 파견된 것이 인비져블 칠드런의 주장대로 그들의 캠페인과 참여한 사람들의 청원덕분이라면, 우리는 여기서 권력이나 부가 아니라 시민의 요청에 따라 무력을 동원하는 이상적인 공화국의 모습과 잊혀졌던 민주정치의 한 부분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나중에 가면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비겁자이거나 속물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미의회에 청원을 하는 캠패인을 벌인 것도 나는 나름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또한 소셜네트워크와 결합된 공공캠패인이 민주정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이다. 나는 솔직히 인권이나 정의의 실현보다는 이런 류의 새로운 기획이 큰 이슈가 됐단는 것 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러셀의 캠페인이 계속 진행되어서 빨리 실험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정머리 없다고? 이거 왜 이래 어차피 남일이야.
by Carlos | 2012/03/23 00:21 | 잡글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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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생각을 키우는 나무 at 2013/05/18 00:02

제목 : 나는 한국인, 우간다 반군 수괴인 조셉 코니를 무슨..
"조셉 코니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 아세요?" 얼마 전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알고 있었다면 이런 글을 시작도 하지 않았겠죠. 물론 전 몰랐습니다. 그래서 좀 알아보게 됐습니다. 2012년 초, 미국 땅에서는 대선의 열기가 한창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라는 캠페인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히틀러, 빈 라덴 같이 이미 알려진 악당보다 더 나쁜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목적이었죠. 그의 이름이 바로 조셉 코니였습니다. 그는 우간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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